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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오네요’ 이훈이 마지막 순간까지 명품 악역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6일 SBS 일일드라마 ‘사랑이 오네요’(극본 김인강, 연출 배태섭)가 12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사랑에 상처 입고 미혼모가 된 한 여자가 다시 찾아온 사랑을 쟁취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새겨 나가는 이야기로, 평일 아침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사랑이 오네요’에서 이훈은 겉으로는 호방한 훈남이지만 실제로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야망을 지닌, 악의 축 김상호(금방석)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극 초반, 김상호의 행보는 매번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언제나 자신의 편에 서는 아내 나선영(이민영 분)과 비밀리에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내연녀 신다희(심은진 분,) 두 명의 여자를 오가며 바람을 피는 것은 물론, 미혼모 이은희(김지영 분)와도 과거가 얽혀있는 여자 관계가 복잡한 인물로 그려지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협박하는 냉혈한의 모습부터 과거를 지우고 성공하기 위해 반복해야만 하는 악행 앞에서의 처절함, 그룹 회장의 사위지만 끝내 인정받지 못한다는 불만 탓에 시시각각 급변하는 눈빛과 표정까지 이훈은 극과 극을 오가는 매서운 연기력으로 아침 안방극장의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회가 거듭될수록 김상호는 파파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신다희를 이용하고 아내 몰래 비리를 저지르는 등 악행을 이어갔으며, 숨겨진 딸 이해인(공다임 분)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죄책감 하나 느끼지 않는 뻔뻔함과 오만함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악인 김상호의 끝은 역시나 끝없는 몰락이었다. 각종 비리와 음모로 파파그룹의 사장자리에 올랐던 김상호는 취임식 당일 검찰에 쫓겨 신림동 고시원을 떠도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고, 자신과 함께 악행을 저질러온 신다희의 배신으로 모든 비자금마저 잃고 검찰에 체포돼 끝내 죄수복을 입게 됐다. 또한 자신의 유일한 편이었던 아내 나선영과 이혼하고, 재판을 통해 7년형이라는 최종 판결을 받아 죄값을 치르게 됐다. 감옥살이를 하면서 정신적인 고통과 각종 성인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상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갉아먹는 악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생애 첫 아침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훈은 오랜만에 배우 본연의 자리에 서 그 어느 때 보다 빛나는 열정을 보여왔다. 대중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스스로 입증해 보인 것이다.
‘사랑이 오네요’에서 이훈은 성공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악인 김상호 역을 맡아 서서히 극 전반을 뒤흔드는 악의 축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갔다. 일일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인자 캐릭터인 듯 했지만, 이훈의 독보적인 존재감은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해나갔다. 가족도, 핏줄도, 사랑도 자신의 성공 앞에서는 한낱 군더더기 장애물일 수 밖에 없는 인면수심의 인물을 날카롭게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통해, 전 국민의 욕을 먹어도 좋을 만큼 이번 캐릭터에 집중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이훈은 연기인생에서 이토록 처절한 악인 캐릭터를 맡은 것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육체적 고통이나 심적 부담이 적지 않았음에도 시선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연기 내공의 빛을 발했다.
배우로서 그의 이름이 주는 믿음과 신뢰에 확실하게 보답한 이훈은 3년의 드라마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꽉 찬 존재감으로 작품을 장학했다. 천상 배우가 어울리는 그의 올 한해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으며, 끝없이 도전하는 그의 연기 인생이 또 한번 기대를 더하고 있다.